끄적끄적

작은 울타리가 되어준 그 곳에서

유리타 2017. 12. 2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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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울타리가 되어준 그 곳에서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나니 뭔가 허무하고

마음이 허전합니다..

외로운 마음에 사람을 만나면서

공허함을 채우려 애썼지만 오히려 저 자신 외에

아무도 없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내년이면 29살. 저도 어느덧 20대 청춘이 얼마 남지 않는

20대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달라진 모습으로 내일을 향해

달려가야지 하면서도 늘 주저하고 멈춰 있었는데

결국엔 지금 제겐 불어난 살과 피부노화만이

세월의 흐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전에 다녔던 회사에선 그래도 실질적인 매출효과를

보면서 나름 당당하게 살았는데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선

저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 것 같아

자존감도 떨어지고 일에 대한 열정 또한 사라진지 오래

매일 피로누적과 몽롱한 정신줄을 붙잡고

오늘 제가 한 업무를 적기 위해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애초에 저에겐 열정이나 구체적인 목표따위 없었습니다.

그냥 돈만 많이 벌면 된다. 이 생각밖에 없었죠.

 

 서로 뜯고 뜯기고 작은 울타리 안에서

서로의 능력을 과시하며 상대를 짓밟기 위한 계략과

못난 심술들이 모여 서로에게 상처입히는 걸

즐기는 이 상황이 저는 너무 불편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편한 의식주해결과 든든한 울타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 곳 또한 제 실력이 이정도밖에 없는 것인거늘

알면서도 모든걸 포기하고 싶은 심정

요즘들어 자꾸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숨죽여 살고 싶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무소유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 작은 울타리 속에서 물고 뜯고 싸워가야하는 것인지

 

저의 성향상 이런 불필요한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일에 대한 댓가를 받으며 편히 살고 싶을 뿐

 

짐승이든 사람이든 어딜 가든 서열싸움은 있는 법인데

 

나약한 저에겐 이런 일들이 너무 불편하고 화가 납니다.

제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화가 나는 것인지

 

버텨보자, 1년만 참고 기다려보자

버틸순 있지만 저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은지 오래라

지금 이대로 가는 게 맞는 것인지

또 한번 묻고 또 묻게 됩니다.

 

단순하게 살고 싶은데 단순해지지 못해서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술 한잔도 안했는데, 기분 나쁜 일을 겪고 감정적으로 글을 적는게 아닌데

그냥 현실적인 이 상황을 받아들이면

답이 없습니다.

그런데 생계를 위해서 계속 남아 있어야 할까요??

 

 

남는 것이 최선일까요?

다른 선택지도 많지만

제가 선택의 폭은 좁습니다.

선택의 폭은 제 능력치와 비례하니깐요

 

천천히 전장에 나갈 준비를 해야하는데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주질 않으니 정신력도 흐려지고

산송장처럼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잠들기 전 제가 놓치고 있는 게 뭔지

제가 잘못한 게 뭔지

생각하고 생각하다 결국에 깊은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뭘 말하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답답한 마음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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